2023년의 나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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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2023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나였는지 회고하려고 한다. 방향성과 성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한해였다.

업무

어떻게 제품에 더 임팩트 있게 기여할 수 있을까?

대표님이 11월부터 OKR을 달성하기 위해 스쿼드가 그로스 모드로 일하는 것을 제안해 주셨다. 기존에 진행했던 실험들은 정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들었다. 대신 그로스 모드에서는 정합성을 높이는 대신 야구 방망이를 많이 휘두르라고 하셨다. 측정하는 방식을 잘 설계하고 많은 실험 아이디어를 내서 그 내용을 토대로 조건도 바꿔보고 메시지, 채널도 바꿔보면서 최대한 많이 실험해 보는 것이다. 우리는 가설만 가지고 있을 뿐이고 판단은 고객에게 맡기면 된다.라는 말씀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핵심을 찌르는 조언이었다. 그래서 나는 실험을 하나라도 더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리소스를 집중했다.

내가 작업할 실험들은 UI/UX를 변경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그러면 기획, 디자인 리소스가 들어간다. 그래서 디자이너 리소스가 가득 차면 자연스레 개발자는 그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기존에는 시간이 좀 남으면 기술 공부를 하거나 백로그에 있는 작업을 조금씩 했는데 그로스 모드에서는 내가 먼저 작업할 수 있는 실험들을 찾았다. 이 실험들은

  1. 새로운 디자인 작업이 필요 없거나(간단한 문구 변경, 기존 컴포넌트를 재활용하는데 UX도 동일한 경우)
  2. 디자인이 최소한으로 들어가는 실험들

이 있다.

1의 경우 문구가 필요하면 팀 아이디에이션을 통해 해결했다. 기존 컴포넌트를 재활용하는 경우는 기존 실험에서 성공했던 UI/UX를 다른 퍼널에 맞게 변형해 적용해 보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A->B 퍼널에서 native card 광고를 통한 실험의 전환율이 높았었다면 다른 퍼널에도 똑같이 적용해 보는 것이다. 2의 경우 세부 디자인을 뺀 대략적인 설계를 해놓고 디자이너님에게 도움을 받았다.

11월 한 달은 실험 38개를 돌렸다. 그럼 업무일 동안 하루에 넉넉잡아 최소 1.7개는 돌렸다는 뜻이 된다. 엄청났다. 12월에는 실험 사이즈를 조금 크게 해서 주당 5개를 돌렸다. 그렇게 유저를 학습하고 학습점을 다음 실험에 반영하기를 반복했다.

계속 비슷한 퍼널의 실험 아이디어를 떠올리다 보니 스쿼드 구성원들 전부 아이디어가 고갈되어서 고생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너무 재미있던 두 달이었다.

팀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했다. 노션으로 프로젝트들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노션의 sprint 템플릿을 사용해 sprint 식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한 스프린트에 할당한 task 달성률을 통해 현재 스쿼드가 어떤 텐션으로 일하고 있는지 가늠해 보려고 했다. 또한 회고에 많이 신경 썼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끝난 후에 회고를 통해 개선점을 서로 얘기한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다. 실험이 끝나고 나서는 학습점을 한문장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한문장으로 만들려고 고민하는 부분에서 생각이 많이 정리됐다.

글쓰기

나는 글을 지지리도 쓰지 않는 사람이다.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정말 실천하기 힘들었다. 자기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는 것은 엄청난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열심히 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무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글또 9기에서 활동하고 있고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 글을 한 번에 술술 써내려 가는 것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가지 주제를 펼쳐놓고 생각날 때마다 내용을 채우고 있다.
  • 사내 블로그에 글을 작성할 때는 팀원들의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많이 고치면서 배웠다.
  • 많은 부분을 의도적으로 글로 남기려고 하고 있다. 무언가를 할 때 애초에 글을 쓸 생각으로 시작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계획, 메모

MBTI 대문자 P인 나는 계획, 습관이랑은 먼 사람 같았다. 계획을 세워놔도 며칠 지나면 잘 안 보게 되고, 눈앞의 반짝이는 것에 매달렸다. 몇장 쓰다 만 다이어리도 엄청 많다. Todo app도 이것저것 써봤는데 이것도 몇일 후엔 잘 보지 않았다. 그런 내가 계획, 메모의 필요성을 느낀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내가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다.
    • 기억에 의존하는데 기억력이 좋지 않으니 다시 떠올릴 때 노력이 배로 든다.
    • 할 일 또는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나중에 해야지” 하고 기억하려고 하니 뇌에 부하가 왔다.
  2. 시간은 유한하다.
    • 내가 하고 싶은 걸 전부 다 하면서 살 순 없다.
    • 그중에 중요한 것부터 해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선 미리 기준을 세우고 라벨을 붙여놔야 한다.
    • 그렇지 않으면 어떤 일을 시작할 때마다 우선순위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

Todo app에 기억을 위임하고 있다. 할 일이 생각하면 바로 Todo app에 마감 기한까지 찍어서 추가하고 있다. 그러면 그 일에 대한 생각을 그만하고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다.

시간 블록

캘린더에 시간 블록을 추가한다. 꼭 이 시간에 이걸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가이드라인을 추가해 놓는 것만으로도 내가 정신없을 때 뭘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캘린더에 시간 블록을 추가한 모습

리추얼

생산성 관련 강의를 참고해 리추얼을 만들고 계속 수정해 나가고 있다. 반복되는 작업을 습관으로 만들면 뇌가 그 일을 하는데 쓰는 에너지가 줄어든다고 해서 해보고 있다.

ticktick 앱에 리추얼을 만든 모습

성취

헬스

몇 달 동안 헬스를 했다. 식단도 같이 했다. 하는 동안 몸의 변화도 조금 느껴졌다. 더 건강해졌을까? 잘 모르겠다. 소화를 잘 못하는 내가 단백질 양을 채우려고 쉴 틈 없이 닭가슴살을 먹었는데 평소에 활동량이 부족하다 보니 버겁긴 했다. 운 좋게 공용으로 쓸 수 있는 인바디 측정기가 있어서 주기적으로 측정했는데 체지방량과 근육량의 변화에 일희일비하며 살았던 시기가 있었다. 😅 웃기게도 헬스장이 내부 보수공사에 들어가면서 쉬게 됐는데 공사가 끝났는데도 아직도 쉬고 있다. 겨울은 게을러지는 계절..

밴드 공연

일렉기타를 배웠다. 한달동안 레슨받고 한달동안 합주해서 공연까지 하느라고 짧은 기간동안 엄청나게 연습했고 실력이 단기간에 늘었다. 이 시기에는 퇴근하고 정말 기타만 쳤다. 처음에는 C코드도 잡지 못했던 내가 세컨 기타로 4곡이나 공연하기까지의 레벨이 오른 경험이 정말 뜻깊었다. 공연이 끝나고 연습이 부족해서 아쉬워하고 싶지 않아서 악보도 다 외우고, 손에 익을 때까지 열심히 연습한 후에 무대에 올라 만족스러웠다.

2024년의 나

기술 공부

올해는 기술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고 한다. 작년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한 게 아쉽다. 기술 서적도 많이 읽고 블로그에도 많이 남겨보려고 한다.

사이드 프로젝트

요즘에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 글을 많이 읽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모습이 내 목표다. 나만의 보일러 플레이트, 손에 익은 기술스택을 갖고 싶다.

글쓰기

계속 글을 써서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 내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는 것이 목표다. 블로그 글, 문서를 더 잘 쓰고싶다.

회고

올해는 달마다 회고글을 작성하고 싶다. 그러면 저절로 한 해 회고가 되지 않을까. 한번에 회고하고 작성하려니까 너무 어렵다.


Written by@Donghoon Song
사람들의 꿈을 이어주는 코멘토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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