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30, 2025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시니어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한다.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윌 라슨의 『엔지니어링 리더십』은 그 질문에 조직적 영향력과 기술적 전략을 통해 답한다. 스태프 엔지니어의 역할을 다루는 이 책은, 특히 다음 세 가지 주제를 깊이 있고 현실감 있게 다룬다:
이 리뷰는 이 세 가지 관점에 집중해, 실제 실무에 어떤 통찰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본다.
『엔지니어링 리더십』은 전략을 ‘문서화된 방향성’이 아니라, 조직이 실제로 따라가고 싶은 기술적 경로로 정의한다.
단순히 기술 스택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왜 이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팀 전체가 이해하고 납득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전략 없는 엔지니어링은, 구현만 있고 목적이 없다.”
전략은 기술적 선택뿐 아니라, 리소스 분배, 기술 부채 관리, 아키텍처 결정까지 관통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고 나서 팀에 ‘기술 투자 우선순위 문서’를 만들어서, 리팩터링과 신기능 사이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 문서 덕분에 팀 내에서 “이번 스프린트에 리팩터링을 할까, 신기능을 만들까?”라는 논의가 훨씬 구체적이고 생산적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개발자의 취향이나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게 아니라, 명확한 기준에 따라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점은, **‘리더십은 따라 하는 게 아니라 구축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다.
각자의 리더십은 자신이 만든 성공 경험, 성격, 신념에서 나온다. 그래서 책은 이렇게 묻는다:
“당신의 리더십 스타일은, 당신이 꾸준히 반복한 선택들의 결과다.”
이 말은 마치 코딩 스타일을 정립하는 것처럼, 리더십도 자기화해야 지속 가능하다는 통찰을 준다.
나는 이걸 계기로, 의견 충돌 시 나의 접근 방식, 회고 작성 방식, PR 리뷰 피드백 스타일 등을 분석해서 **‘내가 지향하는 리더십 톤’**을 정리해봤다.
예를 들어, 나는 직접적인 피드백보다는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하는 편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 코드가 문제야”라고 말하기보다는 “이 부분에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뭐가 있을까?”라고 묻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패턴을 의식적으로 정리하니, 팀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일관되고 예측 가능해졌다.
성장할수록 일이 많아지는 게 아니라, 집중해야 할 일이 명확해진다.
이 책은 단순한 할 일 관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메타인지 전략을 다룬다.
“모든 기술 과제를 처리할 수는 없다. 처리할 가치가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리더십이다.”
책은 우선순위를 ‘비용 대비 가치’로 판단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직이 가장 아파하는 지점을 식별하고, 거기에 기술적 해법을 던질 수 있는 역량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선 자기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먼저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업무량이 과중했던 시기에, ‘조직 전체가 겪는 병목을 해결하면 내 시간도 줄어든다’는 인식 전환으로 릴리즈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먼저 개선했다.
당시에는 매번 배포할 때마다 개발자들이 수동으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슬랙에서 “배포 시작합니다”, “배포 완료했습니다”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하루에 3-4번씩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정작 개발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했다.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후에는 팀 전체의 생산성이 눈에 띄게 올라갔고, 결과적으로 내 업무 부담도 크게 줄었다. 이 책은 그런 시야의 전환을 도와준다.
『엔지니어링 리더십』은 단순한 직책이 아니라, 기술적 영향력의 디자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스태프 엔지니어라는 포지션을 빌려,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자기 리더십을 정의하고, 에너지를 임팩트 있게 배분할 수 있는지를 정제된 언어로 전달한다.
특히 이 책이 좋은 점은, 추상적인 리더십 이론이 아니라 실제 엔지니어링 조직에서 마주하는 구체적인 상황들을 다룬다는 것이다. 기술 부채를 어떻게 관리할지, 팀 간 의견 충돌을 어떻게 조율할지, 한정된 리소스로 어떤 프로젝트를 우선할지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 말이다.
“혼자 잘하는 개발자에서, 조직을 설계하는 기술 리더로 가는 가장 명료한 로드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