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콘(TEOConf 2024) 참가 후기

테오콘

작년 테오콘은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번 테오콘은 스피커라서 100% 확률로 참석할 수 있었다. 😎 발표 준비를 하면서 테오님이 이 컨퍼런스를 열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셨었는데 컨퍼런스가 끝나면 뭔가 열심히 들은 거 같은데 남은 게 없는듯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간 적이 많으시다고. 나도 실제로 컨퍼런스가 끝나고 공허한 상태에서 집에 간 적이 많았다. 머릿속은 발표 내용들로 꽉 찼는데 딱 거기까지였었다. 그래서 이번 테오콘이 기대됐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까 궁금했다.

네트워킹 중심의 컨퍼런스

테오콘은 철저히 네트워킹 중심의 새로운 포맷의 컨퍼런스였다. 우리는 정면을 바라보고 앉지 않고 원형 테이블을 중심으로 둥글게 앉았다.

우리는 모두 닉네임을 가지고 편하게 소통했다. 그리고 닉네임과 관심사가 적힌 멋진 명함도 받았다. 서로가 닉네임을 말하고 닉네임의 유래를 말하는데 정말 재밌었다. “주사위”를 좋아하시는 분도 계셨고 “이 세상의 중심은 나다”라는 의미의 닉네임을 가지신 분도 계셨다. 난 딱히 닉네임이 없어서 본명을 썼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선 하나 만들었다. (드디어)

자리에 앉자마자 발표를 듣지 않았고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개발을 시작한 계기”, “삶의 목표”, “이성을 볼 때 중요한 것”을 서로 적어보고 얘기하면서 말문을 틀 수 있었다. 여기서 팀원들의 다양한 배경과 가치관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스몰토크를 진행할 수 있는 MC도 팀에서 뽑았는데 유치원 교사를 하시다가 개발자가 되신 분이 계셔서 ‘아 이분이다’ 싶었다. 기대에 부응해서 진행을 너무 잘 해주셨다. 유치원생이 된 기분이었다. 👶🏻

서로 얼굴 그려주기 게임도 했는데 방식이 독특했다. 자신이 자주 쓰지 않는 손(난 오른손잡이니까 왼손)으로 그려야 했고 5초인가 동안 그리고 시계 방향으로 종이를 넘겨야 했다. 그렇게 모든 구성원이 짧은 시간 동안 불편한 손으로 그린 그림을 받을 수 있었는데 난 푸근한 군밤 같은 느낌으로 그려졌다.

같이 게임을 하면서 서로의 무시무시한 승부욕도 볼 수 있었다. 초성 게임도 하고 노래 맞히기도 했다. 꽤 많이 맞춘 것 같았는데 순위권에 들기엔 조금 부족했다. 😅

루키라는 분이 MC를 보셨는데 진짜 정말 재밌었다. 너무 잘하신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분도 분명 개발자실텐데.. 너무 멋졌다. 그래서 앞에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빠르고 재밌게 흘러갔다.

네트워킹 세션

각 발표가 끝나고 네트워킹 세션을 통해 발표에 대해 팀원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그게 정말 좋았다. 내가 듣고 느낀 것을 서로 나누는 그런 시간이 이전의 컨퍼런스에서는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이게 테오콘의 킥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발표 준비를 하면서 네트워킹 질문들을 준비했는데 종이에 적혀 있는 내 질문을 보니까 기분이 신기했고 팀원들이 술술 얘기하는 걸 들으니, 질문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 교환식

선물 교환식도 너무 재밌었다. 만 원 이하의 선물을 준비해야 했는데 의미를 왕창 부여해도 되고 쓸데없는 걸 준비해도 됐다. 나는 앞날 창창 감성 LED 모던 수정구슬 침실 무드등을 준비했는데 굳이 의미 부여를 해보자면 우주의 중심 어쩌구 저쩌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핸드워시를 받았는데 향도 좋았고 아주 유용하기도 했다. 마침 집에 있는 비누가 거품이 잘 안 나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잘된 일이다.

테오님의 마무리

테오님이 좋은 말씀 해주시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말씀을 들으면서 다른 분들이 사전에 제출했던 고민들도 들을 수 있었고 그에 대한 테오님의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계속하는 고민이지만 내가 성장했다는 것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 나는 성장하고 있는지,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직 많이 멀었다. 주말에 귀중한 시간을 내서 테오콘에 참여했던 많은 분과 좋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에도 가고 싶다.